.
다큐멘터리 사진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중견 사진작가들이 기록, 예술, 사회적 메시지를 전시·토론으로 풀어내는 쌍방향 프로그램, 제3회 다큐멘터리 사진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2024년 2월 ‘그들’이라는 이름으로 첫걸음을 뗀 이 행사는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그날, 이후’라는 주제로 두 번째 걸음을 옮겼고,
올해는 박종면, 변성진, 이동근, 이재갑, 장영진 등 5명(가나다순)의 중견작가가 참여해 ‘그곳, 남겨진 이야기’라는 테마로 세 번째 문을 연다.
전시는 7월 24일(금)부터 8월 14일(금)까지 서울 강남역 1번 출구 미진플라자 22층 ‘스페이스22’에서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의 특징은 ‘장소성의 강조’다. 중견 5인 작가는 저마다 역사가 스쳐 지나갔지만 여전히 그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구체적인 장소들을 카메라에 담아 지워지거나
지워질 위기에 놓인 ‘그곳’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되짚는다.
먼저, 1회부터 참여작가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공동기획해온 박종면 작가는 ‘허물 수 없는 진실-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연작을 선보인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국가 주도로 주한미군을 상대하며 인권을 유린당했던 기지촌 여성, 이른바 ‘미군 위안부’의 역사를 조명한 작업이다.
이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강제 성병 검사가 이뤄졌던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가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세계적으로 형체가 온전히 남은 유일한 성병관리소가 사라지면 국가 폭력의 기록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의 절규를 카메라에 담았다.
변성진 작가는 ‘1997 모란시장’을 선보인다.
스물세 살의 젊은 사진가가 카메라 하나만 믿고 뛰어들었던
성남 모란시장의 거친 야생 같은 풍경을 담은 작업으로, 낯선 카메라를 향한 거친 몸짓 속에 깃든 삶의 방어 본능과 온기를 포착했다.
사회적 약자와 역사의 상처를 꾸준히 좇아온 그가 자신의 사진 인생 초기, 시장이라는 날것의 삶의 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를 되짚어보는 작업이다.
이동근 작가는 ‘낡은 집-요새 사령부로부터’를 통해 신공항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부산 가덕도 외양포 마을을 기록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요새를 구축하며 외부인의 접근을 막았던 탓에 오히려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된 이곳에는,
일본군 병사들이 쓰던 건물에서 광복 이후 지금까지 살아온 주민들의 120년에 걸친 낡은 집들이 남아 있다.
신공항 공사가 시작되면 이 집들과 사람들의 기억도 함께 사라질 예정이다.
이재갑 작가는 ‘그해 10월-73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다’로 해방 이후 최초의 민중항쟁인 대구 10월항쟁 이후부터 80주년을 맞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민간인 희생의 역사를 다룬다.
1946년 10월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한 항쟁, 그리고 한국전쟁 전후 가창골과 경산 코발트 광산 등지에서 벌어진 적법절차 없는 처형의 기록을 통해 뒤늦게 이뤄지고 있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여정을 조명한다.
장영진 작가는 ‘차갑고도 따스한’을 통해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 된 경기도 광주군(현 성남) 단대동 논골마을을 기록했다.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의 무대가 됐던 이 마을은 이후 빌라촌으로 변모했고, 2025년 재개발 심의를 통과해 다시 한번 변화를 앞두고 있다.
2015년부터 이어온 마을 어르신들의 초상 작업을 통해 격변의 역사 속에서도 이웃과 온기를 나누며 버텨온 서민들의 삶을 되짚는다.
전시 오프닝 및 작가와의 만남은 7월 25일(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스페이스22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이재갑 작가가 ‘다큐 사진가로 살아가기’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의 삶과 작업 철학을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사진 페스티벌은 사진작가들의 기록적 시선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시·토론으로 풀어내며 다큐멘타리 사진의 발전을 견인하는 사진축제다.





